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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갈까, 취업할까 – 나의 고민, 그리고 선택

by midnight-resume 2025. 4. 22.

 

three-way road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도 분명히 저처럼 고민하셨던 분들이 있을 거예요. 대학원을 갈까, 바로 취업을 할까. 졸업을 앞두고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고민했고,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

 


 

자대 학부연구생 2년, 그리고 타대 인턴 1달

저는 학부 시절 자대에서 2년 정도 학부연구생을 했습니다. 당시엔 교수님의 연구 주제와 제 관심사가 완전히 일치하진 않았지만, 일단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교수님과 친해지기에는 좋았지만, 진로적으로는 저에게는 잘 맞지 않는 선택이었습니다. 논문을 읽는 것도, 연구 발표를 듣는 것도 저에겐 흥미롭지 않았고, 연구라는 게 ‘정해진 결론을 위해 끼워맞추는 작업’처럼 느껴지면서 혼란도 생겼습니다. ‘이게 과연 내가 하고 싶은 일일까’라는 고민이 계속 맴돌았죠. 남들은 본인의 연구에 저렇게나 열정을 갖고 토론하는데 나는 뭐지?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 그래도 밤 새서 벼락치기 하면서 학회에 논문 완성해서 제출할 때는 나름 뿌듯하고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것도 연구 자체보다는 논문이라는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 제출한 것에 흥미를 느낀거니,,, 이 때부터 취업 쪽으로 기울은 것일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 대학원을 놓지 않았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나도 혹시 다른 연구실은 잘 맞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여러 곳에 지원서를 냈고, 결국 다른 학교 랩실에 합격해 한 달 동안 인턴으로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출근길은 절망스러웠고 출근 전날 밤에는 눈물이 났습니다. 거의 매일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저의 진로에 대해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 한 달은 꽤나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랩실을 그만두고, 취업 준비에 나섰습니다.

 


 

내가 취업을 선택한 이유

저는 스스로 지적 호기심을 갖고 무언가를 파고 드는 연구보다는 실무 경험과 조직 내 협업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느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성과를 내 손으로 만들어내고, 다른 부서와 소통하며 일을 이끌어나가는 것에서 성취감을 느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돌려 취업을 준비했고, 지금은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 울면서 출근하던 날들과 비교하면, 지금은 그래도 나에게 맞는 길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래서, 대학원 갈까 취업할까 ?

물론 !! 연구나 학문에 관심이 있고, 연구하고 싶은 구체적인 분야가 뚜렷하게 정해져 있다면, 대학원 진학이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지적 열정을 맘껏 펼치며 열심히 대학원 생활을 하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흥미도 관심도 없고, 연관성도 없는데 오로지 ‘스펙’ 또는 '도피처'라는 이유로 대학원을 고민 중이라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시길 권합니다. 학위가 좋긴 하지만, 시간도 중요하니까요.

 

대학원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나 자신이 ‘무엇을 배울 때 흥미를 느끼는지’, ‘어떤 방식의 일이 에너지를 주는지’ 생각해보세요. 그렇지만 아마 상상이 잘 안갈 겁니다. 그래서, 제가 적극 추천 드리는 것은: 바로 아무거나 해보세요. 일단 뭐라도 해보세요. 그러면서 나를 파악하는 거죠. 선택은 짧고, 빠르게라고 생각해요. 무언가라도 일단 선택해보고, ‘이건 아니다’ 싶은 순간엔 빠르게 접는 것 또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돌고 돌아 지금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겪었던 고민들은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 글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